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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제목

소주 한잔 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

작성자
야생냥이
작성일
2016.12.27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701
내용
소주 한잔 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

울지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오면
개똥 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건 참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 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 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건 행복한거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게 좆도 없다고
술에 코박고 우는 친구야

- 이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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